팬심 사로잡은 특급 조커 이규혁, 강윤성 대신해 팬사랑 메신저로 맹활약
- 2020-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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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한 교체 카드가 따로 없었다. 제주유나이티드(이하 제주)의 이규혁이 이집트 친선대회에 참가한 팀 동료 강윤성을 대신해 '팬사랑 메신저'로 맹활약했다.
사연의 시작은 지난 1월이었다. 강윤성은 겨우내 쉴 틈 없이 달렸다. 지난 1월 태국 일대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참가해 우승과 함께 세계 최초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기쁨을 누렸다. 대회 종료 후에는 곧바로 태국 치앙라이로 이동해 제주의 동계 전지훈련까지 착실하게 소화했다.
워낙 체력이 좋기로 유명한 선수지만 연일 강행군에 지칠 법도 했다. 하지만 팬들을 생각하며 힘든 순간을 이겨냈다. 특히 지난 1월 15일 태국 랑싯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대회 조별리그 최종전(2-1 승)에 직접 찾아와 "제주에서 왔다"라며 경기내내 자신의 이름을 외친 일가족 팬에게 큰 감동을 받았다.
당시 강윤성은 선수단 이동으로 경황이 없어 일가족 팬과 셀카 촬영만 하고 버스에 올랐다. 모든 외부 일정을 마치고 제주도로 돌아온 뒤에도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들었던 강윤성은 코로나19로 인해 리그 개막이 연기되자 못 다한 팬서비스를 해주기 위해 구단에 협조를 구했고 '공개 수배'까지 나섰다.
강윤성은 마치 첫사랑을 찾는 듯 '프로포즈' 이미지까지 준비했다. 강윤성은 "당신이 혹시 그 팬입니까?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이제 당신의 사랑을 돌려주겠습니다. 제주유나이티드 전화나 SNS로 알려주세요"라고 간절함을 드러냈다. 또한 향후 일가족 팬을 초대해 대회 당시 착용했던 대표팀 유니폼 등 자신의 애장품을 선물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함께 하기로 했다.
결국 강윤성은 수소문 결과 팬 찾기에 성공했다. 삼양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 팬을 위해 2020시즌 K리그2 우승 확정 후 진로탐색 교육에 참석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강윤성은 최근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 일원으로 이집트 친선대회에 참가하게 되면서 커다란 고민에 빠졌다.
이때 절친한 동료인 이규혁이 나섰다. 강윤성을 위해 팬 사랑 보답을 위한 교체 선수로 나섰다. 강윤성은 팬에게 양해를 구하고 이집트 친선대회 종료 후 다시 만남을 갖기로 했다. 이규혁은 5일 삼양초등학교를 찾아 5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자랑스러운 축구선수와 함께하는 진로탐색교육>을 실시했다 .
반응은 뜨거웠다. 이강인의 절친이자 U-20 월드컵 준우승의 일원이었던 이규혁의 등장에 학교 전체가 들썩였다. 선수 소개할 때마다 내지르는 함성은 귀가 먹 먹해질 정도. 이규혁은 진로탐색교육에서 나의 미래를 꿈꾸며 초등학교 때 준비한 일, 축구선수로서의 고비와 극복하기, 축구 기술 시범, 학생과 1대 10 리프팅 시합, 질의응답 등을 진행했다.
특히 이규혁의 특급 조커 자질(?)은 리프트 시합에서 빛을 발했다. 리프팅 50개를 채우는 내기에서 단 한 개를 남겨두고 학생들의 승리를 위해 혼신의 연기력으로 실패한 것. 이에 이규혁은 벌칙으로 자필 사인을 정성스레 학생들에게 모두 나눠주고 단체 사진 촬영을 가지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다.
이규혁은 "비록 교체 선수였지만 (강)윤성이형과 팬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래도 팬과 삼양초등학교 재학생들에게 특급 조커로 기억됐으면 좋겠다.(웃음) 항상 팬들이 보내주시는 사랑과 관심이 정말 고마울 뿐이다. 축구를 통해서 누군가에게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행복하다. 윤성이형도 걱정하지 말고 대회를 잘마무리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현재 이집트에서 이 소식을 들은 강윤성은 "내가 본 최고의 교체 활약이었다.(웃음) 팬에게는 미안하고 (이)규혁에게는 정말 고맙다. 팬이 있기에 내가 있다. 대회를 마치고 제주도에 돌아가면 팬을 직접 만나고 기회가 된다면 진로탐색교육에도 참석하겠다. 맹활약을 해준 나의 특급 조커 규혁이에게도 한턱을 쏴야겠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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