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유나이티드(이하 제주)의 주장 주민규(31)가 득점왕과 BEST 11에 선정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주민규가 더 돋보이는 이유는 바로 남다른 인성과 따뜻한 선행에 있다. ‘혼자 빛나는 별은 없다’라며 항상 자신의 주변을 누구보다 살뜰히 챙기는 진짜 스타다.
12월 15일(수) 제주 클럽하우스에 커피차가 도착했다. 누가 보냈나 했더니 바로 주민규였다. 2021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최다 득점상(22골)과 베스트 11 공격수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2관왕을 차지했던 주민규는 당시 “부족한 제가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제주의 모든 구성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수강 소감을 전했고, 이를 보답하고자 자신의 상금으로 커피차를 쐈다. 선수단, 코칭스태프뿐만 아니라 올 시즌 다같이 함께 뛴 유소년팀, 건물관리팀, 식당 이모들까지 일일이 감사의 메시지를 전하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주민규의 남다른 인성은 제주가 원팀으로 더욱 뭉칠 수 있었던 숨은 원동력이었다. 주민규는 지난해 이적생임에도 제주 생활에 빠르게 적응했고, 동료들에게 먼저 다가갔다. 팀내에서 주민규는 '밥 잘 사주는 형'으로 불린다. 지난해 K리그2 우승 축하연에서도 '밥 잘 사주는 착한 선수상'에 뽑혔을 정도. 올 시즌에도 팀의 부진이 길어지자 주장 완장을 차고 남다른 리더십으로 제주의 반전을 이끌었다.
언제나 겸손함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항상 경기 후 수훈 인터뷰에서 “내가 빛나기 위해 다른 동료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 이번 시즌의 성과는 나 혼자 잘해서 이룬 것이 아니다. 나는 에이스가 아니다. 제주는 그라운드 위에 있는 11명 선수가 모두 에이스다"라며 언제나 팀을 먼저 생각했다. 이를 지켜본 남기일 감독은 ”주민규는 실력뿐만 아니라 인성까지 갖춘 진짜 훌륭한 선수다. 이런 선수가 먼저 팀을 생각하고 주변을 살뜰하게 챙기다보니 큰 힘을 얻었다. 정말 고마운 선수“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주민규의 선행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자기 자신을 지금의 이 위치까지 있게 해준 제주의 축구 발전을 위해 상금과 더불어 상당 액수의 기부금 기부를 구단과 논의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주민규는 그동안 제주가 추진했던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에도 대표 선수로 적극 참여하며, 진짜 프로다운 모습을 보였다. 주민규는 ”(기부금은) 결코 특별한 것이 아니다. 제주도민과 팬분들이 있기에 내가 존재한다. 나 역시 제주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서 그동안 받은 사랑을 보답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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